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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40
제목을 보고 뭔가 큰 기대를 하고 들어오셨겠지만 맞선을 통해 좋은 배우자를 찾는 요령 따위는 없다.
있다 하더라도 필자도 모르고 안다하더라도 게시판에 무료로 풀지는 않는다. ^^
지금 부터 하려는 얘기는 '덜 까이는 요령' '까였을 때 덜 상처 받는 요령'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다.
초창기 맞선을 보면서 까였을 때 필자의 속 마음은 '도대체 내가 왜 까였는지라도 속 시원하게 알았으면 좋겠다.'였지만 주선자도 상대방도 그 이유를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에 무척이나 답답했었다.
1.첫 만남에서
맞선을 위해 처음 만난 날. 남자도 여자도 중요한 것은 무난하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소개팅과 맞선은 다르다. 애인을 찾기 위함이 아니라 배우자를 찾기 위해 나온 만큼 첫날은 서로에 대해 알기 위한 날이지 서로를 꼬시기 위한 날이 아니다.
특히 경험이 적은 남자의 경우 상대 여성의 마음을 얻기 위해 오버할 가능성이 있는데 오버하면 할 수록 까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 된다.
연애 지침서를 읽는 건 좋은데 실전에서 적용하기 위해선 상당한 내공이 필요하니 그냥 자기 하던데로 하자. 연애 지침서를 갓 읽은 초보들이 가장 흔하게 하는 실수가 상황에 맞춰서 멘트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멘트를 사용하기 위해 상황을 억지로 끌고 오는 것이다. 이런 부자연스러운 어색함이 당신을 점점 더 자신감 없는 남자로 만들어주니 억지스런 멘트를 날릴 바에야 차라리 '잘난 척'을 하도록 하자.
가장 주의할 점은 '성실하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 '의사의 고지식한 모습은 여자들이 싫어한다.'라는 말을 어디서 주워듣고는 '의사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고 경제적인 기반이 안정 된다면 좋은 글을 써서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고 저도 인정 받고 싶습니다.'라는 멘트를 날리곤 했다.
한마디로 미쳤던 거다. 세상 어떤 여자가 대충 먹고 살 만큼만 돈 벌어오고 나머지 시간에는 취미 활동을 하겠다는 남자를 남편으로 삼고 싶겠나. 예술적인 재능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상대방의 호감을 얻는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자칫 '너무 특이한 놈'으로 비춰져서 감점을 당할 위험도 크다.
소개팅에서야 '이 남자는 특이하고 뭔가 다르다.'라며 좋아할지 모르지만 평생을 함께 살 남편감을 고르는 입장에서 필자가 글을 잘 쓰는 건 아무 의미가 없는 일이엇을 것이다.
어차피 의사인 것 알고 나왔을 때는 그녀 역시 의사의 고지식함은 어느 정도 받아 줄 각오가 되어있는 중이다. 물론 대화 주제를 자기 직업 이야기 쪽으로만 끌고 가는 것은 좋지 않지만 적어도 자기 직업과 삶에 대해서는 자신감과 애착이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필수다.
*필자의 경우 초창기 선 볼때 '타로 카드'를 가지고 나가서 아가씨들 점을 쳐주곤 했다.
지금 생각하면 까이고 싶으면 뭔 짓을 못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소개팅에서야 특이하고 멋지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맞선에서 저런 모습은 '잡기'가 너무 많아서 자칫 불성실 내지는 여자 꼬시는 선수로 비춰질 수도 있다.
더욱이 처음 만난 사람이 자신의 '점'을 치겠다는 것은 필자 입장에서야 반 장난이지만 아가씨 입장에서는 무척 불쾌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쯧쯧쯧 여자 하나 꼬셔 보려고 별 짓 다하는 구만. 너도 인생 참 힘들게 산다. 이 남자 혹시 다른 하자 있는 거 아냐?'라는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소개팅과 다르게 맞선에서는 너무 특이한 모습을 보여주면 까이기 마련이다.(위험해 보이니까)
그냥 자연스럽고 무난하게 하기 바란다.
**필자의 경우 여자 분이 마음에 들 경우에는 차를 마시러 밖으로 나가지 않고 레스토랑에서 커피와 티라미슈 케익을 주문하곤 했다.(즉 차 값까지 내가 냈다는 얘기다.)
이건 나쁘지 않은 방식이다. 특히 요즘 처럼 덥거나 너무 추운 겨울이라면 밖에 나가서 찻집을 찾느라 헤매지 않아도 되므로 여자들이 무척 좋아한다. 더욱이 남자가 차까지 사준 걸 생각하면 기분은 더 좋아지기 마련이다.(기껏해 봐야 돈 만원 정도긴 하지만)
하지만 당시 필자는 그 때 마다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는 그 분이 마음에 들었을 때만 티라미슈를 주문합니다. 오늘은 꼭 주문하고 싶엇습니다."하는 멘트를 곁들인게 문제였다.
손발이 오그라 드는 건 둘째치고 이건 상대에게 '저 맞선 많이 보고 다녔어요.'라는 정보를 은연 중에 알려 준데다가 '전 당신이 마음에 들어서 에프터 할 겁니다.'라는 정보를 제공한 셈이다.
남자고 여자고 맞선 오래 본 사람은 싫어한다. 선수 티가 나는 것도 싫지만 동네 방네 까이고 다닌 사람이 내 배우자가 되는 건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에프터를 하겠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것 역시 까일 가능성을 높인다. '에프터가 들어올까? 내가 까이면 어쩌지?'하는 고민을 하는 동안에는 누구나 상대방을 좋게 보기 마련이지만 일단 에프터가 들어오면 그만큼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분석할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당일 만남이 끝나기도 전에 분석할 여유와 시간을 준다는 것은 자살 행위이다.
2.에프터 성공 이후에
첫만남 후 에프터를 신청했고 상대가 받아들였다면 기쁜 일이다. 하지만 남자 입장에서 나쁜 점도 있다.
이제 칼자루는 상대방에게 넘어갔기 때문이다. 어차피 남녀 관계는 여자가 주도권을 지는게 보통임을 생각하면 되려 그간 남자가 칼자루를 쥐었던 상황이 비정상적이 엇던 것이고 에프터를 신청함과 동시에 당신은 칼자루를 자연스럽게 상대에게 넘긴 셈이 되었다.
상대가 에프터를 받아들였을 때 가장 중요한 것 역시 '오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개팅의 경우 둘 모두가 마음에 들었다면 사귈 가능성이 무척 높지만 맞선은 그냥 '한번 더 만나고 싶다.' 내지는 '내 어장 안에 들어올 최소한의 요건은 갖췄다.'라고 인정 받은 정도에 불가하기 때문이다.
여성들에 따라서는 호감이 별로 없더라도 비호감만 아니면 에프터 신청을 받는 분들도 많다.
이유? 여성의 경우 새로 선을 보려면 꽤 많은 돈을 다시 지불해야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조심스럽다. 거기에 또 다른 이유를 든다면 에프터를 받더라도 자기 돈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적어도 현재의 대한민국에서 사귀기 전의 남녀가 만나 데이트를 할때는 남자 쪽이 사는 것이 일반적이니까.
여성이 에프터를 받아들였음을 알리는 주선자의 전화는 '그쪽에서 당신을 아주 마음에 들어한다. 꼭 잘해보길 바란다.'라면서 버프를 가하겠지만 맞선계에서 쓰이는 용어는 정치 용어와 비슷하니 잘 가려들어야 한다. '에프터 받아 들이신데요.'하는 말을 듣기 좋게 꾸민 것에 불과하니 문자 그대로 알아듣고 오버하지 말길 바란다.
필자의 경우 주선자의 말만 믿고 다음날 아침 부터 '오늘은 하늘이 참 맑은 하루네요. 00씨 마음도 하늘 만큼 맑고 따뜻한 하루 되셨으면 좋겠어요 ^^' 식의 문자질을 매일 했고 그 밖에도 틈틈히 문자 + 전화로 연락을 했다.
그 결과는? 처음엔 재깍 재깍 잘 오던 답문이 갑자기 답문도 잘 안 오고 전화도 잘 안 받기 시작한다. 그러다 금요일 저녁 쯤 '죄송해요 롤랑 선생님 제가 갑자기 일이 생겨서(또는 몸이 아파서) 내일은 못 뵐 것 같습니다. 다시 연락 드릴게요. 정말 죄송합니다.'하는 문자를 한통 받게 된다.
이후로는 어디가 아프냐는 문자에도 묵묵 부답이고 전화도 안 받는다.
한마디로 까인 거다.
여자 입장에서는 기껏해야 자기 어장 속에 들어오는 정도만 허락한 남자가 도가 지나치게 접근해 오면 만나기가 무척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너무 적극적인 상대의 장단에 맞춰주다가 덜컥 코가 꿰거나 동상이몽이 지나쳐 난처한 입장이 된 경험은 여자라면 한 두번 있기 때문에 이렇게 까지 적극성을 띄면 상대가 아주 좋지 않은 다음에야 딱지를 놓는 것이 일반 적이다.
**문자에 대한 답문이 늦다면 그냥 진득하게 기다리자. 당신이라는 사람이 마음에 들고 더 만날 마음이 있다면 늦게라도 꼭 답문을 주기 마련이다.
답문 늦게 준다고 의문형으로 문자 다시 보내거나 비슷한 내용의 문자 카카오톡으로 다시 보내는 짓(확인 했나 안 했나 알기 위해서) 좀 하지 말자. 정말 없어 보인다.
정 못 기다리겠거나 너무 오래 연락이 안 오면 차라리 주선자에게 연락을 해보자.(연락이 잘 안 된다고)
단지 답문이 늦거나 특히 처음에는 제때 오던 답문이 갑자기 늦어지고 짧아지기 시작했다면 마음의 준비를 하는 편이 낫다.
맞선 초보의 경우 어장관리를 하는 편이 유리한 이유는 진득하게 기다리는 일이 잘 안되고 하루 종일 휴대폰만 만지작 거리고 그녀 생각만 하느라 되려 그녀를 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러 여자를 관리하면서 번갈아 가면서 문자를 보내면(A에게 정말 문자가 보내고 싶지만 아직 보낼 시기가 아니라면 대신 C에게 문자를 보내는 것으로 대리만족을 하는 것이다.) 오히려 그녀와 잘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에프터를 그녀가 받아들인 시점에서는 되려 연락을 적게하면 할 수록 유리하다는 점 잊지말자.(물론 약속을 잡고 그걸 확인하는 정도의 연락은 필수지만)
3.돌직구?
지난 번에 돌직구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서 여러 모로 이야기 했었다. 하지만 돌직구를 던지는 것 자체만큼 중요한 것이 언제 어떤 타이밍에서 던지느냐도 중요하다.
일전에 맞선은 정상회담과 비슷하다고 이야기했다. 정치인들이 사용하는 말을 보면 Yes인지 No인지 불분명하게 얘기하고 심지어 No지만 Yes 비슷하게 말하는 경우도 많다. 맞선 시에도 비슷한 일이 참 많다.
그녀가 당신에게 했던 말 그녀가 당신에게 보냈던 문자 한줄에 너무 큰 의미 부여하지 말자. 당신에 대한 그녀의 마음이 어떤지는 그녀만 안다. 아니 정확히 얘기하면 그녀도 모른다.
'롤랑씨는 참 좋으신 분 같아요. 롤랑씨 같은 분을 만나게 되어서 참 기쁘네요. 앞으로도 좋은 만남 이어갔으면 좋겠어요. 오늘 정말 즐거웠습니다.'
이 문자를 해석하면 '잘 들어가셨어요? 안녕히 주무세요.' 정도가 되겠다. 그러니 그녀가 했던 말 한마디 문자 한줄에 너무 깊은 의미 두지 말자.
필자에게 메일을 보내서 나에게 이러 이러한 문자까지 보냈던 그녀가 갑자기 연락이 안 되서 답답하시다는 분도 계셨는데 이 경우는 100% 까인 거다. 당신이라는 사람 마음에 들었고 계속 만남 지속하고 싶은 마음있으면 친구 전화기라도 빌려서 연락하고 해외출장 중이라면 로밍을 해서라도 연락 온다.
일전에 그녀가 당신에게 했던 말들은 그냥 정치적 제스춰이니 깨끗하게 잊고 새로운 분 만나기 바란다.
돌직구 얘기 하기 전에 이런 얘기를 장황하게 한 이유는 다른게 아니다. 당신이 얘기한 '우리 사귑시다.'라는 얘기에 'Yes'라고 대답했다 하더라도 다음 날 부터 연락이 안 되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이다. 돌직구에 성공한 당신은 무척이나 기쁜 마음에 편한 잠에 빠질지 몰라도 당신의 새 여자친구와는 그걸 마지막으로 다시 못 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때 주선자에게 연락해서 '사귀기로 약속까지 해놓고 연락이 안 된다. 이런 매너가 어디있나?'라고 따져봐야 당신만 손해다. 주선자야 '그분이 잘못하셨네요. 제가 따끔하게 얘기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하겠지만 고객을 야단치는 사업자는 없는 법이니 이래 저래 당신만 찌질해 질 뿐이다.
어차피 당신 여자될 일 없는 여자인데 매너는 따져서 뭐할 것인가. 차라리 한시라도 빨리 정리하고 다음 만남을 준비하는 편이 낫다.
그리고 사귀기로 했던 사람이 갑자기 연락이 안될때는 여자분 말고 당신이라는 사람 역시 책임이 크다.
만약 당신이 저녁 식사 도중 돌직구를 던졌다면 당황한 그녀는 거짓으로라도 Yes라고 대답했을 가능성이 크다. 정상 회담 중인 두 국가 수반이 얼굴 붉히는 것 본적있나? 선 볼때도 얼굴 붉히는 상황은 피차 피하는 것이 보통이다. 한창 식사 도중에 날아온 돌직구에 그녀가 No라고 대답해봐라. 남은 식사 시간 동안 그 어색함은 뭘로 감당할 거며 '그럼 여긴 왜 나왔냐?'라는 남자의 따가운 시선을 견뎌야 한다.
더욱이 No라고 대답하면 이 남자와는 끝이다. 하지만 Yes라고 대답하면 집에가서 혼자 차분히 생각할 시간도 벌 수 있다. 딱지는 언제라도 놓을 수 있으니까 급할 것 없지 않나?
따라서 돌직구를 던지는 타이밍은 데이트가 끝나고 헤어지기 직전이 가장 좋다.
이때도 '전 당신과 사귀고 싶습니다. 지금 대답해 주실 필요는 없고 집에 가서 잘 생각하시고 내일 쯤 연락 기다리겠습니다.'라는 식으로 상대가 거절할 여지도 주고 생각할 시간도 주는 편이 좋다.
일단 Yes라고 대답한 상대는 집에가서 '이 남자와 사귀기로 하긴 했는데 이거 괜찮으려나?'하고 부정적인 관점에서 상황을 파악하겠지만 아직 대답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라면 '사귀면 어떤 점이 좋을까?'하고 긍정적인 관점에서 고민할테니 아무래도 까일 가능성이 적다.
*사귀고 난 이후라 하더라도 너무 마음 놓고 있거나 스킨쉽 진도 너무 빨리 뽑지 않도록 하자.
당신에게 걸리지 않도록 노력은 하겠지만 그녀는 당신 몰래 계속 선을 보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설령 사귀고 있는 중이라 하더라도 어느 날 문득 전화 연락이 안 되는 사태가 생길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다.
** 지금까지 했던 필자의 얘기는 '덜 까이는 방법'과 '까였을 때 덜 상처 받는 법' 정도로만 알아두자.
필자의 경우 처음 만났던 날 바로 에프터 신청했고 두번째 만났을 때는 식사 도중에 돌직구 던져서 지금 여자 친구 만나고 있다.
서로에게 진짜 호감이 있다면 매너고 나발이라고 무슨 의미가 있겠나.
이 글을 읽는 모두가 좋은 짝을 만나서 다가 올 가을과 겨울은 덜 외롭게 보내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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